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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애도하며(喪配自輓)

김참봉 2022. 4. 29. 13:02

아내를 애도하며
만나기는 왜 그리 늦은데다 헤어지기는 왜 그리 빠른지
기쁨을 맛보기 전에  슬픔부터 맛보았네..
제삿술은 아직도 초례때 빚은 것이 남았고
염습옷은 시집 올 때 지은 옷 그대로 썼네..
창 앞에 심은 작은 복숭아 나무엔 꽃이 피었고
주렴 밖 새 둥지엔 제비 한 쌍이 날아 왔는데
그대 심성도 알지 못해  장모님께 물으니
내 딸은 재덕을 겸비했다고  말씀하시네..
 
喪配自輓                                       상배자만
遇何晩也別何催   未卜其欣只卜哀       우하만야별하최   미복기흔지복애
祭酒惟餘醮日釀   襲衣仍用嫁時裁       제주유여초일양   습의잉용가시재
窓前舊種少桃發   簾外新巢雙燕來       창전구종소도발   렴외신소쌍연래
賢否卽從妻母問   其言吾女德兼才       현부즉종처모문   기언오녀덕병재
 

*輓(만):애도하다    遇(우):만나다    催(최):재촉하다  빨리하도록 다그치다   卜(복):점 미리알다    欣(흔):기뻐하다    只(지):다만 오직   醮(초):초례 혼례    釀(양):빚다  술을빚다    仍(잉):몇 겹으로 겹쳐져 많은 모양    裁(재):옷을 짓다    發(발):(꽃이)피다    簾(렴):(햇볕을 가리는데 쓰는)발   주렴(珠簾):구슬 따위를 실에 꿰어 만든 발  수렴청정(垂簾聽政):왕대비가 신하를 대할 때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 보지 않기 위해서 그 앞에 발을 늘이던 데서 비롯된 말    賢否(현부):심성(성품)이 좋았는지 여부    其(기):그(의) 그들(의)

*시집 온 지 얼마 안 되어 아내의 상을 당한 남편을 대신하여 김삿갓이 지은 시이다.
 아내가 떠난 집에 제비가 찾아오고 복숭아 꽃이 피니, 아내를 그리는 정이 더욱 간절해짐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