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고김병연 3

죽 한 그릇(粥一器)..

죽 한 그릇 네다리 소나무 소반에 멀건 죽 한 그릇.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그 속에서 함께 떠도네.. 주인이여 미안하다 말하지 마시게. 청산이 물에 거꾸로 비친 모습 나는 좋다오.. 粥一器 죽 한 그릇 四脚松盤粥一器 天光雲影共排徊 사각송반죽일기 천광운영공배회 主人莫道無顔色 吾愛靑山倒水來 주인막도무안색 오애청산도수래 *脚:다리 각 松:소나무 송 盤:소반 반 粥:죽 죽 器:그릇 기 天光(천광):하늘 빛 雲:구름 운 影:그림자 영 共:함께 공 徘:노닐 배 徊:노닐 회 排徊(배회):이리저리 떠돌다 莫:말(하지마라) 막 道:길(말할) 도 莫道(막도):말하지 말라 顔:얼굴 안 無顔色(무안색):볼 낯이 없다 吾:나 오 愛:사랑할 애 靑:푸를 청 倒:거꾸로 도 來:올 래 *산골의 가난한 농부 집에 하룻밤을 묵었다. ..

카테고리 없음 2021.08.20

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逢雨宿村家)..

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 굽은 나무로 서까래 만들고 처마에 먼지가 쌓였지만 그 가운데가 말(斗)만해서 겨우 몸을 들였네.. 평생 동안 긴 허리를 굽히려 안했지만 이 밤에는 다리 하나도 펴기가 어렵구나..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와 옻칠한 듯 검어진 데다 봉창은 띠풀에 막혀 또 얼마나 어두운지 날 밝는 것도 몰랐네.. 그래도 하룻밤 옷 적시기는 면했으니 떠나면서 은근히 주인에게 고마워 했네.. 逢雨宿村家 봉우숙촌가 曲木爲椽檐着塵 其間如斗僅容身 곡목위연첨착진 기간여두근용신 平生不欲長腰屈 此夜難謀一脚伸 평생불욕장요굴 차야난모일각신 鼠穴煙通渾似漆 封窓茅隔亦無晨 서혈연통혼사칠 봉창모격역무신 雖然免得衣冠濕 臨別慇懃謝主人 수연면득의관습 임별은근사주인 *逢:만날 봉 爲:할(만들) 위 椽:서까래 연 檐:처마 첨 塵:먼지..

카테고리 없음 202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