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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적으로 읊다(卽吟)

김참봉 2021. 10. 4. 15:20

즉흥적으로 읊다

내 앉은 모습이 선승(禪僧) 같으니 수염이 부끄러운데

오늘 밤에는 풍류도 겸하지 못했네..

등불 적막하고 고향집은 천리인데

달빛마저 쓸쓸해 나그네 혼자 처마를 보네..

종이도 귀해 분판에 시 한 수 써놓고

소금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마시네..

요즘은 시도 돈 받고 파는 세상이니

오릉땅 진중자의 청렴만을 내세우지는 않으리라..

 

卽吟    즉음

坐似枯禪反愧髥 좌사고선반괴염

風流今夜不多兼 풍류금야부다겸

燈魂寂寞家千里 등혼적막가천리

月事肅條客一檐 월사숙조객일첨

紙貴淸詩歸板粉 지귀청시귀판분

肴貧濁酒用盤鹽 효빈탁주용반염

瓊琚亦是黃金販 경거역시황금판

莫作於陵意太廉 막작오릉의태염

 

似:같을 사  枯:마를 고  禪:고요할 선   枯禪(고선): 불교용어로 만사(萬事) 버리고 고목처럼 좌선하다  고고선좌(枯槁禪坐)의 준말  愧:부끄러워할 괴  反:도리어(반대로) 반   髥:구레나룻 염  兼:다할(겸할) 겸   寂:고요할 적  寂寞(적막):고요하고 쓸쓸함   肅:엄숙하다(고요하다) 숙   肅條(숙조):분위기가 쓸쓸하고 조용하다  檐:처마 첨  板粉(판분):분판(粉板)  아이들이 붓글씨를 익히는 데 쓰는 널빤지   肴:술안주 효  鹽:소금 염   瓊:옥 경  琚:패옥 거  瓊琚(경거):아름다운 옥  여기선 시를 뜻함   亦:또 역   是:어조사 시  黃金:황금 여기선 돈  莫:없을 막 금지 부정의조사  廉:청렴할 염    진중자(陳仲子)는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오릉(於陵)에 살았던 청렴한 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