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
날리는 눈송이는 춘삼월 나비같고
밟히는 눈소리는 오뉴월 개구리 소리 같네..
주인은 나 못 가게 추워서 못가요 눈 핑계대며
취하면 혹여 머무를까 또 술잔을 권하네..
雪景 설경
飛來片片三月蝶 비래편편삼월접
踏去聲聲六月蛙 답거성성유월와
寒將不去多言雪 한장불거다언설
醉或以留更進盃 취혹이유갱진배
*飛來(비래):(눈이)휘날리는 모양 片片(편편):조각조각 송이송이 三月蝶(삼월접):춘삼월의 나비 踏去(답거):밟고 가다
六月蛙(유월와):유월의 개구리 將(장):장차 앞으로 不去(불거):가지않다 머무르다 多言雪(다언설):(지금 밖에)눈이 내린다고 자꾸 이야기함(수다스럽게 말함) 醉或(취혹):혹시 취하면 以留(이유):머무를까 更(갱):다시 또 進盃(진배):술을 권하다(드리다)
*눈이 오는데도 길을 떠나려는 김삿갓을 만류하느라 집주인은 ‘눈이 와서 너무 추우니 못 갑니다.’ 라고 자꾸 눈을 핑계 댄다. 그래도 떠나려는 김삿갓에게 혹시 술이 취하면 마음을 돌릴까 해서 다시 잔을 권한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 지은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