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戰後) 이탈리아 서민의 팍팍한 일상과 따뜻한 정, 가족 구성원의 분열과 화해를 그린 ‘철도원(Il Ferroviere)’은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 피에트로 제르미(Pietro Germi 1914~1974) 감독의 필모그래피(지금까지 연출한 영화 작품 리스트)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걸작 중 하나다. 그가 감독, 각본, 주연 등 1인 3역을 소화한 ‘철도원’은 철도노동자(철도기관사)로서 권위적인 아버지, 인자하기 그지없는 현모양처 어머니, 백수로 빈둥거리는 큰아들, 혼전 임신과 순탄치 못한 결혼생활로 늘 삐거덕거리는 딸,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아버지를 영웅처럼 대하는 귀염둥이 막내 등 복닥거리는 다섯 식구의 캐릭터와 사건·사고를 치밀한 극사실주의 화법으로 묘사한 영화이다..
영화 철도원의 주제곡 ‘La Dedico A Te(당신에게 바칩니다)'는 이탈리아 영화음악의 대부 카를로 루스티켈리(Carlo Rustichelli 1916~2004)의 작품이다. 1947년 제르미가 감독한 <잃어버린 청춘>을 계기로 영화음악에 입문한 그는 피에트로 제르미 감독이 타계할 때까지 그가 만든 모든 영화의 음악을 작업했다. 제르미가 감독·주연한 <형사>(1959)의 삽입곡 ‘Sinno Me Moro(죽도록 사랑해서)’,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주연의 <부베의 연인>(1963) 주제곡도 그의 작품이다. 민중의 정서를 잘 반영했다는 그에게 붙여진 닉네임은 ‘이탈리안 멜로디’였다.
이태리영화 철도원(1956년)이 철도기관사가 주인공이라면 동명의 일본영화 철도원(1999년)은 역무원 중심의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