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全羅道) 나주(羅州 )땅에 김한 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처녀(處女)고 유부녀고 가리지않고 얼굴만 반반하면 수하(手下)의 잡놈들을 시켜 끌고와 겁탈(劫奪)을 했다. 겁탈당한 여자들의 자살(自殺)이 이어졌다. 이 고을 사또라는 위인은 빗발치는 민원에 김한을 찾아와 그 앞에 꿇어앉아 한다는 말이 "어르신, 제발 유부녀 만은...." 보료에 삐딱하니 앉아 장죽(長竹)을 문 김한이 눈살을 찌푸리며 "건방진놈, 네놈 할일이나 하지 쓸데없이 참견이야, 썩 꺼지지 못할까." 나주 사또는 김한의 눈 밖에 나 옷을 벗고 물러났다. 도대체 김한은 누구인가? 연산군(燕山君) 애첩(愛妾)의 큰오빠였던 것이다. 박눌(朴訥)이라는 신관사또(新官使道)가 부임하러 나주(羅州)땅에 들어섰건만 누구하나 마중나오는 사람이 없다.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