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와이즈 혜성, 지구를 떠나다/ 전관표 몇 달째 감기 몸살로 시대(時代)는 아프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러다 끝나는 것이 아닌가 두렵다 늦은 후회, 번영의 바벨탑 높이와 빈곤의 싱크홀 깊이는 의미 없다 고열에다 피 토할 기침 증상은 비슷하다 윗동네 옆 동네 바다 건너 녀석들 모두 땅 뺏기 놀이로 도통 집에 가질 않는다 그저 개미들이 봉변을 당하기도 하고 파리들은 영악하게 땀을 빨아 먹으려 윙윙대고 스텔스 모기들은 사타구니에 몰래 앉아 피 냄새에 주둥이는 침을 흘리고 있다 코마에 빛나는 초록불을 반짝이며 네오와이즈 혜성이 지구 하늘을 떠났다 빗살무늬 토기에 가득 담긴 물에 비쳐진지 6800년이 지난 후였다 다시 6800년 후 돌아 올 때 네오와이즈를 바라볼 저 생명체는 무엇인가 우주의 보이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