宿農家 숙농가 오두막집에서 묵은 하룻밤 추억
終日緣溪不見人 종일연계불견인
온종일(終日) 시냇가를 따라 갔지만 사람 하나 볼 수 없었는데
... 시냇물 따라 하루낮 동안 꼬박 걸어도 사람 구경 할 수 없더니
幸尋斗屋半江濱 행심두옥반강빈
다행(多幸)히 강빈(江濱,강가)에서 두옥(斗屋,오두막집)을 찾았네.
... 강가에서 뜻밖에도(운수運數 좋게도) 오막살이집 하나를 만났구나.
門塗女媧元年紙 문도여와원년지
방문(房門)을 바른 창호지(窓戶紙)는 '여와' 원년(元年) 그대로고
... 창호지는 삼황오제(三皇五帝) '여와' 때 태고적(太古的) 것이고
房掃天皇甲子塵 방소천황갑자진
방(房)을 청소(淸掃)하니 옛 '천황씨' 갑자년 먼지가 쌓여 있구나.
... 방바닥을 쓸었더니 쌓인 먼지는 '복희씨(伏羲氏)' 갑자년 것일세.
光黑器皿虞陶出 광흑기명우도출
검은빛 기명(器皿,오지 그릇)은 옛날 '우순(虞舜)' 시절에 구운 거고
... 거무튀튀한 질그릇은 삼황 오제 시기 '순(舜)임금' 때 만든 것이고
色紅麥飯漢倉陳 색홍맥반한창진
붉은색 맥반(麥飯,보리밥)은 '한(漢)나라' 곳간의 묵은 곡식일세.
... 불그스럼한 맥반(麥飯)은 '한나라' 창고(倉庫) 묵은 보리쌀이더라.
平明謝主登前途 평명사주등전도
해 뜰 무렵(평명平明에) 주인에게 인사하고 전도(前途)에 올랐지만
... 날이 밝자(해가 떠오르자) 주인에게 사례(私禮)하고 길을 나섰지만
若思經宵口味辛 약사경소구미신
간밤(어젯밤)에 겪은 일을 생각하니 입맛이(구미口味가) 쓰구나.
... 가끔 그날 밤 지낸 기억(記憶)을 떠올리면 입맛이 씁쓸하구려.
- 김병연(金炳淵:김립金笠·김삿갓) -
*緣:인연 연 濱:물가 빈 塗:진흙 도 皿:그릇 명 麥:보리 맥 媧:여자이름 와(과)
*虞舜(우순): 고대 중국의 전설상의 임금. 성은 우(虞) 또는 유우(有虞). 이름은 중화(重華). 우순(虞舜)=순(舜)=순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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