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17

죽 한 그릇(粥一器)..

죽 한 그릇 네다리 소나무 소반에 멀건 죽 한 그릇.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그 속에서 함께 떠도네.. 주인이여 미안하다 말하지 마시게. 청산이 물에 거꾸로 비친 모습 나는 좋다오.. 粥一器 죽 한 그릇 四脚松盤粥一器 天光雲影共排徊 사각송반죽일기 천광운영공배회 主人莫道無顔色 吾愛靑山倒水來 주인막도무안색 오애청산도수래 *脚:다리 각 松:소나무 송 盤:소반 반 粥:죽 죽 器:그릇 기 天光(천광):하늘 빛 雲:구름 운 影:그림자 영 共:함께 공 徘:노닐 배 徊:노닐 회 排徊(배회):이리저리 떠돌다 莫:말(하지마라) 막 道:길(말할) 도 莫道(막도):말하지 말라 顔:얼굴 안 無顔色(무안색):볼 낯이 없다 吾:나 오 愛:사랑할 애 靑:푸를 청 倒:거꾸로 도 來:올 래 *산골의 가난한 농부 집에 하룻밤을 묵었다. ..

카테고리 없음 2021.08.20

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逢雨宿村家)..

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 굽은 나무로 서까래 만들고 처마에 먼지가 쌓였지만 그 가운데가 말(斗)만해서 겨우 몸을 들였네.. 평생 동안 긴 허리를 굽히려 안했지만 이 밤에는 다리 하나도 펴기가 어렵구나..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와 옻칠한 듯 검어진 데다 봉창은 띠풀에 막혀 또 얼마나 어두운지 날 밝는 것도 몰랐네.. 그래도 하룻밤 옷 적시기는 면했으니 떠나면서 은근히 주인에게 고마워 했네.. 逢雨宿村家 봉우숙촌가 曲木爲椽檐着塵 其間如斗僅容身 곡목위연첨착진 기간여두근용신 平生不欲長腰屈 此夜難謀一脚伸 평생불욕장요굴 차야난모일각신 鼠穴煙通渾似漆 封窓茅隔亦無晨 서혈연통혼사칠 봉창모격역무신 雖然免得衣冠濕 臨別慇懃謝主人 수연면득의관습 임별은근사주인 *逢:만날 봉 爲:할(만들) 위 椽:서까래 연 檐:처마 첨 塵:먼지..

카테고리 없음 2021.08.20

어느 여인에게(贈某女) ..

어느 여인에게 나그네 잠자리가 너무 쓸쓸해 꿈자리도 좋지 못한데 하늘에선 차가운 달이 우리 이웃을 비추네.. 푸른 대와 푸른 솔은 천고의 절개를 자랑하고 붉은 복사꽃 흰 오얏꽃은 한 해 봄을 즐기네.. 왕소군의 고운 모습도 오랑케 땅에 묻히고 양귀비의 꽃 같은 얼굴도 마외파의 티끌이 되었네.. 사람의 성품이 본래부터 무정치(욕정이없지)는 않으니 오늘 밤 그대 옷자락 풀기를 아까워하지 말게나.. 贈某女 증모녀 客枕條蕭夢不仁 滿天霜月照吾隣 객침조소몽불인 만천상월조오린 綠竹靑松千古節 紅桃白李片時春 녹죽청송천고절 홍도백리편시춘 昭君玉骨湖地土 貴妃花容馬嵬塵 소군옥골호지토 귀비화용마외진 人性本非無情物 莫惜今宵解汝裾 인성본비무정물 막석금소해여거 蕭 : 쓸쓸할 소 霜月 : 겨울의 달, 차가운 달. 昭君 : 한나라 때의..

나의 이야기 2021.05.13

숙농가(宿農家) 오두막집에서 묵은 하룻밤 추억

宿農家 숙농가 오두막집에서 묵은 하룻밤 추억 終日緣溪不見人 종일연계불견인 온종일(終日) 시냇가를 따라 갔지만 사람 하나 볼 수 없었는데 ... 시냇물 따라 하루낮 동안 꼬박 걸어도 사람 구경 할 수 없더니 幸尋斗屋半江濱 행심두옥반강빈 다행(多幸)히 강빈(江濱,강가)에서 두옥(斗屋,오두막집)을 찾았네. ... 강가에서 뜻밖에도(운수運數 좋게도) 오막살이집 하나를 만났구나. 門塗女媧元年紙 문도여와원년지 방문(房門)을 바른 창호지(窓戶紙)는 '여와' 원년(元年) 그대로고 ... 창호지는 삼황오제(三皇五帝) '여와' 때 태고적(太古的) 것이고 房掃天皇甲子塵 방소천황갑자진 방(房)을 청소(淸掃)하니 옛 '천황씨' 갑자년 먼지가 쌓여 있구나. ... 방바닥을 쓸었더니 쌓인 먼지는 '복희씨(伏羲氏)' 갑자년 것일세...

나의 이야기 2021.05.05

방랑시인 난고 김삿갓(김병연) 가계도

http://cafe.daum.net/jangdonggim/B5iM/1 김병연 [金炳淵, 1807~1863] 조선 후기 시인으로 본관은 신안동(安東), 자는 성심(性深), 호 난고(蘭皐)이다. 신안동김씨(장동김씨:壯金) 12세서윤공(번)파 -15세휴암공(상준)의 9대손으로 속칭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이라고도 부른다. 아버지는 김안근(金安根)이며 경기도 양주 명문 세도집안(장김)에서 출생하였다.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宣川府使:선천방어사)로 있던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하였기 때문에 연좌제의 의해 집안이 망하였다. 당시 6세였던 그는 하인 김성수(金聖洙)의 도움으로 형 병하(炳河)와 함께 황해도 곡산(谷山)으로 피신하여 숨어 지냈다. 후에 사면을 받고 과거에 응시하..

나의 이야기 2019.07.08

[스크랩] 방랑시인 詩仙 난고 김삿갓(병연) 詩 모음

김삿갓(김병연) 시모음 내 삿갓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 구경하네.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詠笠 영립 浮浮我笠等虛舟 一着平生四十秋 부부아립등허주 일착평생사십추 牧堅輕裝隨野犢 漁翁本色伴沙鷗 목수경장수야독 어옹본색반사구 醉來脫掛看花樹 興到携登翫月樓 취래탈괘간화수 흥도휴등완월루 俗子依冠皆外飾 滿天風雨獨無愁 속자의관개외식 만천풍우독무수 *자신의 조부를 탄핵하고 시작한 방랑 생활. 언제나 벗이 되어 주며 비바람에도 몸을 보호해 주는 삿갓에 대한 고마움을..

나의 이야기 2009.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