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37편]좌중은 병연에게 시(詩) 한 수를 더 권하고 병연은 칠언율시(七言律詩)로 답하는데...
대동법이란 쌀로 바쳐야하는 세법이니까 대다수 농민들은 쌀로 세금을 다 바치고 나면 잡곡으로 연명하며 어려운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벼슬아치들은 쌀밥에 고기반찬에 호의호식하면서 어려움을 모르고 그들의 자식 놈들까지 야외에 놀이 와서도 그러한 먹성이 이어지고 있으니 기막힐 일이 아닌가. 병연은 문득 집을 떠나던 날 조반을 먹으면서 모처럼 오랜만에 한줌의 쌀이 조금 섞인 밥을 병하에게 덜어 주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어린 병하의 입에도 쌀밥이 섞였다고 게걸스럽게 퍼먹던 아들의 모습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병연은 고기국과 밥그릇을 모두 비우고, 상위에 따라 놓은 술잔을 들고 마저 들이켰다. 배가 덜 차서 마시는 술은 아니었다. 이는 춘궁기에 가족들을 생각하다가 마음이 울적해서 술잔을 마저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