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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40편]조반을 마치고 난 안응수 부친은 병연에게 합격점을 주었다. 상것이 아님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병연은 허전했다. 이는 곁에 같이 있으면서 학문을 하게 될 안응수에게는 이렇다할 조상에 대해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에서였다. 병연은 전전긍긍하다가 문득 말문을 열었다. "제가 알고 있는 어른은 외조부님뿐이옵니다." "외조부. 그래 함자가 어떻게 되시는가?" "네. 이 유자수자이옵..

나의 이야기 2010.11.16

[스크랩] [39편]안응수의 집에 문객으로 들어간 병연은 그의 글방에서 많은 책을 접하게 되고...

안응수의 말대로 그의 집은 안채를 중심으로 서쪽은 사랑채이고, 동쪽은 별채이고, 대문께는 행랑채로 그야말로 명문가의 한식 정통 가옥이었다. 병연은 안응수의 안내로 동편에 있는 별채로 들었다. 별채는 안채의 부엌과 마주한 곳이 광이고 마당 쪽으로 두칸이 넘는 방이 글방이고 광과 글방사이..

나의 이야기 2010.11.16

[스크랩] [38편]병연의 글솜씨를 보고 감탄한 안응수는 자신의 집에서 함께 공부할 것을 청한다.

"참으로 선생의 글은 달필(達筆)입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쉼 없이 시상이 이어잘 수 있는지! 정말 놀라울 뿐입니다." 모인 사람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병연을 능필(能筆)을 보며 감탄에 마지않었다. "과찬이십니다. 여러 선생의 글은 눈앞에 보이는 바다 같은 한수(漢水:한강)를 그렸고, 저넘어 겹치는 ..

나의 이야기 2010.11.16

[스크랩] [37편]좌중은 병연에게 시(詩) 한 수를 더 권하고 병연은 칠언율시(七言律詩)로 답하는데...

대동법이란 쌀로 바쳐야하는 세법이니까 대다수 농민들은 쌀로 세금을 다 바치고 나면 잡곡으로 연명하며 어려운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벼슬아치들은 쌀밥에 고기반찬에 호의호식하면서 어려움을 모르고 그들의 자식 놈들까지 야외에 놀이 와서도 그러한 먹성이 이어지고 있으니 기막힐 일이 아닌가. 병연은 문득 집을 떠나던 날 조반을 먹으면서 모처럼 오랜만에 한줌의 쌀이 조금 섞인 밥을 병하에게 덜어 주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어린 병하의 입에도 쌀밥이 섞였다고 게걸스럽게 퍼먹던 아들의 모습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병연은 고기국과 밥그릇을 모두 비우고, 상위에 따라 놓은 술잔을 들고 마저 들이켰다. 배가 덜 차서 마시는 술은 아니었다. 이는 춘궁기에 가족들을 생각하다가 마음이 울적해서 술잔을 마저 비..

나의 이야기 2010.11.16

[스크랩] [36편]병연은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시를 쓰고 그의 문장을 본 좌중은 탄성을 울린다

병연은 이 글을 써준 사람을 쳐다보며 차분하게 말을 한다. "선생! 선생이 이 글을 쓰셨던 붓을 잠시만 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좀 전에 글을 써준 자가 병연의 말에 의아한 듯 조심스럽게 붓을 집어 병연의 앞에 내밀자, 병연은 차분히 붓을 잡아 먹물을 듬뿍 찍고는, "나도 선생처럼 오언절구(五言絶..

나의 이야기 2010.11.16

[스크랩] [35편]한양에 도착한 병연은 시회 장을 찾고 풍월을 읊던 선비들은 병연을 조롱하는데...

집을 떠난 지 닷새 만에 한강 광나루에 도착해 나룻배를 얻어 타고 뱃머리에 서서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는 서울에 거의 다 왔다는 안도의 한숨이었다. 강가가 가까워오자 강 아래 백사장에서 오색찬란하게 입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아마도 두견화가 활짝 핀 봄을 맞..

나의 이야기 2010.11.16

[스크랩] [34편]눈물짓는 아내 등 쓰다듬으며 어머니께 큰절 올린 후 한양행

첫 닭이 우는 소리에 병연은 잠에서 깨었다. 잠에서 깬 그는 미동도 않고 눈을 뜬 채 어둠속에서 은은히 들려오는 강물소리와 엄마 옆에서 잠자고 있는 학균이의 숨결 소리만 조용히 들렸다. 또다시 홰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수닭 울음소리가 어둠의 정적을 깨뜨리며 들려왔다. 한시외전(漢詩外傳)에 ..

나의 이야기 201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