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립 9

나를 돌아보며 우연히 읊다(自顧偶吟)

나를 돌아보며 우연히 읊다 푸른 하늘 웃으며 쳐다보니 마음이 편안하건만 세상길 돌이켜 생각하면 다시금 아득해지네.. 가난하게 산다고 집사람에게 핀잔 받고 제멋대로 술 마신다고 시중 여인들에게 놀림 받네.. 세상만사를 맑은날 흩어지는 꽃같이 여기고 일생을 밝은 달과 벗하여 살자고 했지.. 내게 주어진 팔자가 이것뿐이니 청운이 분수밖에 있음을 차츰 깨닫네.. 自顧偶吟 자고우음 笑仰蒼穹坐可超 소앙창궁좌가초 回思世路更迢迢 회사세로경초초 居貧每受家人謫 거빈매수가인적 亂飮多逢市女嘲 난음다봉시녀조 萬事付看花散日 만사부간화산일 一生占得月明宵 일생점득월명소 也應身業斯而已 야응신업사이이 漸覺靑雲分外遙 점각청운분외요 顧(고):돌아보다 偶(우):짝 뜻하지 않게 만남을 나타내는 말(우연히) 仰(앙):우러르다 蒼(창):푸르다 穹..

카테고리 없음 2021.11.24

옥구 김진사(沃溝金進士)

옥구 김진사 옥구에 사는 김진사가 내게 옆전 두 푼을 던져 주네.. 한 번 죽으면 이런 수모 없으련만 이 한몸 살아 있는게 평생에 한이 되네.. 沃溝金進士 옥구김진사 與我二分錢 여아이푼전 一死都無事 일사도무사 平生恨有身 평생한유신 沃溝(옥구): 현재 군산시에 통합된 조선시대 옥구현(沃溝縣)으로 지방관(수령) 직급은 종6품 현감이었다 與(여): 주다 與我(여아): 나에게 주다 分(분.푼): 나눌 분 화폐(무게.길이)단위 푼 1냥(兩)=10전(錢)=100푼(分) 都(도): 모두 都無事(도무사): 전혀 일이없다 有身(유신): 몸이 살아있다 *옥구 김진사의 집을 찾아갔더니 그는 남루한 김삿갓을 거지인줄 알고 그에게도 거지에게 주던 버릇대로 엽전 두 닢을 던져 주었다. 분하고 속상하여 즉석에서 이 시를 지어 대문..

카테고리 없음 2021.10.27

내 삿갓(詠笠)

내 삿갓(삿갓을 노래하다) 가뿐한 내 삿갓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고기잡는 늙은 어부 갈매기 벗하며 쓰는게 본 모습이지..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들고서 누각에 올라 달 구경하네..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쳐도 나만은 걱정 없다네.. 詠笠 영립 浮浮我笠等虛舟 一着平生四十秋 부부아립등허주 일착평생사십추 牧竪輕裝隨野犢 漁翁本色伴沙鷗 목수경장수야독 어옹본색반사구 醉來脫掛看花樹 興到携登翫月樓 취래탈괘간화수 흥도휴등완월루 俗子依冠皆外飾 滿天風雨獨無愁 속자의관개외식 만천풍우독무수 詠:읊을(노래할) 영 浮:뜰(가벼울) 부 虛:비다 허 秋:가을(나이.세월) 추 竪:더벅머리 수 牧堅(목수):..

카테고리 없음 2021.10.09

진달래꽃(두견화) 소식을 묻다(問杜鵑花消息)..

問杜鵑花消息 문두견화소식 問爾窓前鳥 문이창전조 何山宿早來 하산숙조래 應識山中事 응식산중사 杜鵑花發耶 두견화발야 ​ 진달래꽃 소식을 묻다 창문 앞에 와서 지저귀는 새야! 어느 산에서 자고 날아왔느냐? 산중의 소식을 너는 잘 알리라 … 산에는 지금 진달래꽃이 만발했겠지? *김병연(金炳淵,1807~1863)조선 후기 시인으로 본관은 신안동(安東), 자는 성심(性深), 호 난고(蘭皐)이다. 속칭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이라고도 부른다. 아버지는 김안근(金安根)이며 경기도 양주 명문 세도집안(장김)에서 출생하였다.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宣川府使:선천방어사)로 있던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하였기 때문에 연좌제의 의해 집안이 망하였다. 당시 6세였던 그는 하인 김성수(金聖洙)..

카테고리 없음 2021.10.05

야박한 풍속(風俗薄)..

風俗薄 풍속박 斜陽鼓立兩柴扉 사양고립양시비 三被主人手却揮 삼피주인수각휘 杜宇亦知風俗薄 두우역지풍속박 隔林啼送不如歸 격림제송불여귀 야박한 풍속 석양에 사립문 두드리며 멋쩍게 서있는데 집 주인이 세 번씩이나 손 내저어 물리치네.. 저 두견새도 야박한 풍속을 알았는지 돌아가는게 낫다고 숲속에서 울며 배웅하네.. 斜:빗길 사. 鼓:북 고. 柴:섶 시. 扉:문짝 비. 被:이불(당하다) 피. 揮:휘두를 휘. 杜:팥배나무(두견) 두. 薄:엷을 박. 隔:막을 격. 啼:울 제.

카테고리 없음 2021.10.05

주막에서 목을 축이다(艱飮野店)..

주막에서 목을 축이다 천릿길을 지팡이 하나에 맡겼으니 남은 엽전 일곱 푼도 오히려 많아라.. 주머니 속 깊이 있으라고 다짐했건만 석양 주막에서 술을 보았으니 내 어찌하랴.. 艱飮野店 간음야점 千里行裝付一柯 餘錢七葉尙云多 천리행장부일가 여전칠엽상운다 囊中戒爾深深在 野店斜陽見酒何 낭중계이심심재 야점사양견주하 * 艱(간) 고생살이, 가난함 *付(부) 의지하다, 맡기다 * 尙(상) 오히려 * 云(운) 이르다, 말하다 * 爾(이) 너, 당신, 이녁(여기서는 엽전 일곱 닢을 가리킴) *深深(심심) 깊숙이 * 見酒何(견주하) 술을 보았으니 어찌하나 *죽장에 삿갓 쓰고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 길 남은 돈은 엽전 일곱 닢 적은 푼돈이나마 비상금으로 보따리 깊숙이 숨겨 놓았는데, 저녁 노을 붉게 타는 석양 지친 발걸음이 주..

카테고리 없음 2021.10.05

숙농가(宿農家) 오두막집에서 묵은 하룻밤 추억

宿農家 숙농가 오두막집에서 묵은 하룻밤 추억 終日緣溪不見人 종일연계불견인 온종일(終日) 시냇가를 따라 갔지만 사람 하나 볼 수 없었는데 ... 시냇물 따라 하루낮 동안 꼬박 걸어도 사람 구경 할 수 없더니 幸尋斗屋半江濱 행심두옥반강빈 다행(多幸)히 강빈(江濱,강가)에서 두옥(斗屋,오두막집)을 찾았네. ... 강가에서 뜻밖에도(운수運數 좋게도) 오막살이집 하나를 만났구나. 門塗女媧元年紙 문도여와원년지 방문(房門)을 바른 창호지(窓戶紙)는 '여와' 원년(元年) 그대로고 ... 창호지는 삼황오제(三皇五帝) '여와' 때 태고적(太古的) 것이고 房掃天皇甲子塵 방소천황갑자진 방(房)을 청소(淸掃)하니 옛 '천황씨' 갑자년 먼지가 쌓여 있구나. ... 방바닥을 쓸었더니 쌓인 먼지는 '복희씨(伏羲氏)' 갑자년 것일세...

나의 이야기 2021.05.05

방랑시인 난고 김삿갓(김병연) 가계도

http://cafe.daum.net/jangdonggim/B5iM/1 김병연 [金炳淵, 1807~1863] 조선 후기 시인으로 본관은 신안동(安東), 자는 성심(性深), 호 난고(蘭皐)이다. 신안동김씨(장동김씨:壯金) 12세서윤공(번)파 -15세휴암공(상준)의 9대손으로 속칭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이라고도 부른다. 아버지는 김안근(金安根)이며 경기도 양주 명문 세도집안(장김)에서 출생하였다.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宣川府使:선천방어사)로 있던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하였기 때문에 연좌제의 의해 집안이 망하였다. 당시 6세였던 그는 하인 김성수(金聖洙)의 도움으로 형 병하(炳河)와 함께 황해도 곡산(谷山)으로 피신하여 숨어 지냈다. 후에 사면을 받고 과거에 응시하..

나의 이야기 2019.07.08

[스크랩] 방랑시인 詩仙 난고 김삿갓(병연) 詩 모음

김삿갓(김병연) 시모음 내 삿갓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 구경하네.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詠笠 영립 浮浮我笠等虛舟 一着平生四十秋 부부아립등허주 일착평생사십추 牧堅輕裝隨野犢 漁翁本色伴沙鷗 목수경장수야독 어옹본색반사구 醉來脫掛看花樹 興到携登翫月樓 취래탈괘간화수 흥도휴등완월루 俗子依冠皆外飾 滿天風雨獨無愁 속자의관개외식 만천풍우독무수 *자신의 조부를 탄핵하고 시작한 방랑 생활. 언제나 벗이 되어 주며 비바람에도 몸을 보호해 주는 삿갓에 대한 고마움을..

나의 이야기 2009.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