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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에서 목을 축이다(艱飮野店)..

주막에서 목을 축이다 천릿길을 지팡이 하나에 맡겼으니 남은 엽전 일곱 푼도 오히려 많아라.. 주머니 속 깊이 있으라고 다짐했건만 석양 주막에서 술을 보았으니 내 어찌하랴.. 艱飮野店 간음야점 千里行裝付一柯 餘錢七葉尙云多 천리행장부일가 여전칠엽상운다 囊中戒爾深深在 野店斜陽見酒何 낭중계이심심재 야점사양견주하 * 艱(간) 고생살이, 가난함 *付(부) 의지하다, 맡기다 * 尙(상) 오히려 * 云(운) 이르다, 말하다 * 爾(이) 너, 당신, 이녁(여기서는 엽전 일곱 닢을 가리킴) *深深(심심) 깊숙이 * 見酒何(견주하) 술을 보았으니 어찌하나 *죽장에 삿갓 쓰고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 길 남은 돈은 엽전 일곱 닢 적은 푼돈이나마 비상금으로 보따리 깊숙이 숨겨 놓았는데, 저녁 노을 붉게 타는 석양 지친 발걸음이 주..

카테고리 없음 2021.10.05

시 한 수 떠올라 종이 창에 적으니(得詩題紙窓)..

得詩題紙窓 득시제지창 시 한 수 떠올라 종이 창에 적으니 紙破詩亦破 지파시역파 종이가 찢어지면 시도 없어지겠지.. 詩好人應傳 시호인응전 시가 좋으면 사람들 입으로 전할거고 詩惡人應唾 시악인응타 시가 나쁘면 사람들 퉤퉤 침뱉을 거야.. 人傳破何傷 인전파하상 전해진다면 여기서 없어진들 무슨 걱정이며 人唾破亦可 인타파역가 침뱉을 거라면 또한 없어져도 어떠하리.. 題罷騎馬去 제파기마거 다 적고 말에 올라 훌쩍 떠나니 後人誰知我 후인수지아 뒷세상 사람들 누가 내 마음을 알것인가.. *破(파) 파손되나 *唾(타) 침뱉다 *傷(상) 근심 걱정 *罷(파) 마치다 중지하다 *誰(수) 누가 *윤기(尹愭,1741~1826) 본관은 파평(坡平), 자는 경부(敬夫), 호는 무명자(無名子), 성호 이익(李瀷)의 제자. 1773년..

카테고리 없음 2021.10.05

즉흥적으로 읊다(卽吟)

즉흥적으로 읊다 내 앉은 모습이 선승(禪僧) 같으니 수염이 부끄러운데 오늘 밤에는 풍류도 겸하지 못했네.. 등불 적막하고 고향집은 천리인데 달빛마저 쓸쓸해 나그네 혼자 처마를 보네.. 종이도 귀해 분판에 시 한 수 써놓고 소금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마시네.. 요즘은 시도 돈 받고 파는 세상이니 오릉땅 진중자의 청렴만을 내세우지는 않으리라.. 卽吟 즉음 坐似枯禪反愧髥 좌사고선반괴염 風流今夜不多兼 풍류금야부다겸 燈魂寂寞家千里 등혼적막가천리 月事肅條客一檐 월사숙조객일첨 紙貴淸詩歸板粉 지귀청시귀판분 肴貧濁酒用盤鹽 효빈탁주용반염 瓊琚亦是黃金販 경거역시황금판 莫作於陵意太廉 막작오릉의태염 似:같을 사 枯:마를 고 禪:고요할 선 枯禪(고선): 불교용어로 만사(萬事)를 버리고 고목처럼 좌선하다 고고선좌(枯槁禪坐)의..

카테고리 없음 2021.10.04